우리나라 1인 가구는 1990년 9.0%에서 2010년 23.9%로 지난 20년간 빠르게 증가해 왔으며 1인 가구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주거, 내구재 등 공유 가능한 소비를 1인 가구는 홀로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구 구성원의 연령 차이, 소득 차이 등을 제거하고 보았을 때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8% 높게 나타났다.
2인 가구와 비교하여 1인 가구는 다음과 같은 소비 특징을 갖는다.
① 주거비는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가장 큰 품목 중 하나이다. 1인 가구의 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20만원으로 2인 가구의 13만원(1인당) 보다 크게 높다.
② 주류 및 담배도 1인 가구 소비가 상당히 큰 품목이다. 남성 1인 가구의 주류 및 담배 소비는 2인 가구의 부부 합산보다도 크다.
③ 1인 가구화에 따른 외식비 증가는 27%, 가공식품 소비 증가는 51%에 달했는데 특히 남성 독신 가구에서 소비 증가가 가장 크다.
④ 의류 및 이미용 소비도 1인 가구에서 10% 가량 많았는데 30대 이하 독신 여성 가구의 소비가 가장 컸다.
⑤ 독신 가구는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통신비 및 교제비 지출을 더 많이 한다.
⑥ 1인 가구화로 운동 및 문화서비스 소비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고령 1인 가구의 여가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⑦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은 2인 가구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24%). 이는 남성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이 여성 1인 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령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도 매우 낮았다.
⑧ 가전제품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부담이 컸다. 품목별로는 PC 소비 증가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 백색가전, TV 순으로 나타났다.
⑨ 의료 건강 부문의 경우 1인 가구의 소비가 더 적었다. 의약품 소비는 1인 가구가 더 많았지만 병원 서비스 이용이 30, 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낮았기 때문이다.
⑩ 내구재 중에서도 승용차 및 가구 등 부피가 크고 고가인 품목인 1인 가구화에 따라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인구고령화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일 될 것이지만 1인 가구 증가가 이를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는 고령화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가 -1.6% 이지만 1인 가구화 및 가구원수 감소의 소비 증가 효과는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1인 가구화와 고령화 중 어느 쪽의 영향을 크게 받느냐에 따라 품목별 소비에의 영향도 다르게 나타난다. 1인 가구가 주요 가구형태가 됨에 따라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1인 가구화가 가져 올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1인 가구 증가가 소비확대를 견인
한국보다 앞서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를 동시에 경험한 일본에서도 1인 가구 증가가 소비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1990년부터 젊은층의 소득수준 저하 등으로 생애미혼율(50대 미혼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1인 가구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2010년 일본의 생애미혼율은 남성이 20.1%, 여성이 10.6%에 이른다. 2011년 일본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1.2%이며 도쿄의 1인 가구 비중은 무려 49%에 이른다.
일본종합연구소(2006)와 후생노동성(2010)은 1990년대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개인 소비의 확대는 세대인원의 감소가 큰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인 가구 증가 및 가구원수 감소가 소비 증가를 견인하면서 205~2010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변화는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가구원수 감소에 따른 소비증대 효과는 2.7%이고 고령화 효과는 -0.7%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본은 2010년 이후 인구고령화 추세는 둔화되지만 총인구수가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소비가 -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품목별 소비 변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에 따라 지출이 증가하는 품목은 적지만 인구고령화에 따라 주거관련 서비스, 의약품, 가사 서비스, 냉난방 기구 등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였으며 저출산을 반영하여 학교 급식, 교과서 등에 대한 지출의 감소가 현저하게 나타났다. 또한 일본에서도 가구원수 감소에 따라 자동차 구입, 자동차 유지비 등의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고가영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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