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에서 주목받는 제3외국어, 나만의 학습법은?
취업시장에서 제3외국어는 나의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려줄 수 있는 좋은 장기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제3외국어를 공부하기엔 세상에는 너무 많은 외국어가 존재한다. 어떤 외국어를 공부해야 나에게 도움이 될까? 요즘 취업시장에서 주목받는 4개국(스페인, 프랑스, 베트남, 러시아) 언어를 전공하는 전공생들에게 물었다.
각 나라 언어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스페인어(배지원, 스페인 어학원 교사) 영어와 라틴어 그리고 스페인어가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어 영어를 공부한다면 낯설지 않게 공부를 시작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단어에 ‘성’을 구분하고 동사의 형태가 자동사, 타동사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이해하면 구조가 간결해져서 말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프랑스어(김세연, 동덕여대) 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 관사에서도 남성과 여성이 나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동사변형이 시제뿐만 아니라 나/너/그(녀)/당신(들)/우리/그(녀)들과 같은 주어에 따라 전부 다르다는 특징도 있다. 프랑스어에는 예술의 나라답게 시적인 표현이 굉장히 많다.
베트남(이희선, 외대) 베트남 어순은 주어, 서술어, 목적어 순으로 영어와 비슷하다. 영어는 동사가 주어와 시제에 따라 형태가 변해서 복잡하지만, 베트남어는 동사의 형태가 고정돼 있다. 베트남어는 성조가 6개로, 발음 표현이 매우 까다롭다. 성조만 다르게 말해도 알아듣지 못 할 수 있기 때문에 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말이 굉장히 빨라 리듬감이 있어서 노래하는 느낌이다.
러시아어(이예은, 외대) 러시아어는 ‘끼릴 문자’를 사용한다. 사람들은 읽는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유럽의 다른 언어처럼 남성, 여성, 중성으로 나뉘는 ‘성’ 구분도 있다. 거기에 주격, 생격, 여격, 대격, 조격, 전치격이라는 6가지의 ‘격’에 동사도 변화한다. 이에 어휘를 공부할 때, ‘성’과 ‘격’까지 모두 공부해야 한다. 대신 러시아어는 사투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각 나라의 언어 자격증은 어떤 것들이 있나.
스페인 대표적으로 한국외대에서 주관하는 FLEX 스페인어와 전 세계에서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DELE가 있다. FLEX는 4가지 영역(말하기/듣기/쓰기/읽기)로 구성돼 있고 듣기와 읽기 시험으로 나뉜다. 1500점 만점(듣기, 읽기만 하면 1000점 만점)이고 시험 결과에 따라 레벨이 정해진다.
DELE는 6가지 레벨로 나눠져 있고 중급 시험 이 후로는 난이도가 높다. 말하기/듣기/쓰기/읽기 전 영역 시험을 치른다. 지원자가 원하는 레벨의 시험을 정해 응시하는데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 이하면 불합격이다. 전 세계에서 동일한 시험을 보고 갱신할 필요가 없다.
프랑스 자격증은 DELF/DALF이다. DELF A1, A2, B1, B2, DALF C1, C2로 레벨이 나뉘는데 A1/A2 는 초급, B1/B2는 중급, C1/C2는 고급 수준이다. 프랑스에서는 외국인에게 대부분 대학 입학요건에 B1이나 B2를 요구한다. 자격증의 유효기간이 없는 게 특징. 말하기(Production oral), 쓰기(Production ecrite), 듣기(Comprehension oral), 읽기(Comprehension ecrite)의 네 부분, 25점으로 나뉘고 총점 50점을 넘되 50점을 넘었다고 하더라도 한 분야라도 5점 미만을 받으면 합격할 수 없다.
베트남 베트남어는 베트남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며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고, 한국외대에서 시험 볼 수 있는 FLEX 베트남어가 있다. 한국외대 베트남어과는 졸업하려면 필수적으로 일정 점수가 있어야 한다. 전공생들에겐 필수다.
러시아 공신력 있는 러시아어 공인 인증 시험은 토르플(TORFL)이다. 토르플은 문법, 어휘 / 듣기 / 읽기 / 쓰기 / 말하기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기초, 기본, 1급, 2급, 3급, 4급까지 총 6단계의 급수제 시험이다. 가장 높은 레벨인 4급은 러시아에서만 응시 가능하다.
제3 외국어에 대한 취업 진로는
스페인 현재는 스페인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중남미 취업이 늘고 있다. 중남미에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이 세워져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많은 학생들이 이 지역으로 많이 취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무역회사도 있다.
프랑스 무역회사, 승무원, 국내 진출한 프랑스계 기업 비서 등 취업이 늘고 있다. 퀘벡에서 공무원으로 일할 수도 있고, 샤넬, 뤼이비통 등의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아페쎄 등의 패션 브랜드 취업이 가능하다.
베트남 언어 능력을 주로 살려 통번역가, 외교관, 학원 선생님 등이 있다. 자신의 관심사와 연관시켜 금융 분야에 취업을 하거나 삼성, 코트라, CJ 등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에 취업하기도 한다.
러시아 교직 과정을 이수하고 외국어고등학교나 러시아어 학원 교사로 일할 수도 있고, 대학교수나 통역사로 활동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제3외국어 전공자들이 그렇듯 코트라 같은 공기업이나 무역상사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항공사에 취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국내 기업 및 러시아 현지에서 취업하는 방향도 있다.
제 3외국어가 취업에 유리한 이유는
베트남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고, 베트남의 발전 가능성 덕분에 취업시장에서 베트남어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베트남어 구사자가 많이 없어 희소성이 있다. 그래서 베트남에 진출 계획이 있거나, 이미 진출해 있는 기업에 취직하고자 할 때 베트남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베트남인들이 자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베트남어를 구사하는 재미와 보람도 있다.
프랑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많다. 그리고 프랑스어를 어느 정도 배워두면 스페인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과도 비슷해서 다른 언어를 익히기 쉽다.
러시아 러시아어는 희소성과 지나친 흔함의 사이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꾸준히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한국기업들이 대러시아 투자가 대폭 늘리고 있어 러시아어에 대한 수요도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덤으로 장모의 나라라는 별명을 가진 러시아의 아름다운 미녀들과도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제3외국어를 학습하는 나만의 팁은
스페인 동사변형을 열심히 외우는 게 좋다. 언어를 구사할 때 저절로 자신감이 많이 생긴다. 처음 고생이 나중에는 편안함을 준다.
프랑스 단어를 외울 땐 영어를 참고하되 발음은 프랑스어로 하는 습관을 기른다. 예를 들면 정부를 뜻하는 프랑스어 ‘gouvernement’는 영어의 ‘government’와 철자가 조금 다르지만 발음 체계에서 영어는 ‘거벌먼트’ 라고 읽는 반면 프랑스어는 ‘구베흐느멍’이라고 읽는다.
베트남 친구를 사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 역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베트남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채팅을 하면서 실력을 많이 키웠기 때문이다.
러시아 러시아 영화를 보면서 공부 하면 좋다. 자막 있는 영화를 다운받아서 들리는 대사를 똑같이 따라 해보고, 직접 받아쓰고, 해석해보고, 자막과 비교해보면 그만큼 좋은 실용 러시아어 교재는 없다. 러시아는 만화영화 산업이 잘 발달돼 있어서 초급자들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저 역시 처음 러시아어를 배울 때 선생님이 만화영화를 보여줬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됐다.
글 이정수 대학생기자 (한국외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