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 재테크 - “월급 절반이상은 무조건 은행에 넣어라”
- 김종철 기자의 생생경제
언제 새해가 시작됐는지 모르게 벌써 3월이 됐다. 이맘때가 되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긴장감 속에 한 해를 보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극심한 취업난에도 직장을 얻은 새내기 직장인들은 성공의 기쁨도 잠시, 어떻게 인생 계획을 세워야 할지, 목돈 마련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번 주는 새내기 직장인들을 위한 재테크 요령을 살펴보기로 하자.
종잣돈 마련 1순위 ‘재형저축’
내 집 장만에는 주택청약
저축신용관리 잘해야 금리 혜택↑
사회 초년생들은 취업을 했어도 빠듯한 생활로 돈 모으기가 쉽지 않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 씀씀이가 커지기 쉬우므로 재테크 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 우선 전문가들은 자신의 근로소득을 높이는 게 어떤 금융상품보다 낫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젊어서부터 재산을 늘리는 것에 신경을 쓰면 좋지만,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보다 적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국어 회화나 자격증 따기 등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이야말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또 직장 생활을 하면 학생 때와 달리 월급을 받기 때문에 소득과 지출이 커진다. 따라서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한데, 저축할 돈을 빼놓고 남은 돈으로 지출하는 것은 재테크의 기초가 된다. 돈에 여유가 있으면 낭비할 수 있기 때문에 저축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은 소득 중 70%를 저축하고, 혼자 살아도 절반은 저축해야 한다.
조금씩 돈을 모으다 보면 더 벌기 위해 투자를 생각하지만, 수익을 내기는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사회 초년생은 투자금이 적어서 이익을 내더라도 규모가 작다. 오히려 소비를 줄이는 게 돈을 모으는 지름길이다. 목돈을 마련하려면 해외여행, 자동차, 명품 구입 등 굵직한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내 돈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를 쓰고 저축하는지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어디에서 과도하게 소비를 했는지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가계부로 기록했지만 요즘은 통장 나누기를 애용한다. 급여가 들어오는 자동이체 통장, 생활비 통장, 투자용 통장 등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돈의 용도를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이 하도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무슨 일이 어떻게 닥칠지 모른다. 결국 대비책으로 보험에 드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아는 사람 부탁에 못 이겨 가입하는 사례가 많아 낭비요소가 있다. 따라서 필요와 소득에 맞는 상품에 들어야 하고, 고액 연봉자라면 일찍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유리하다. 그러나 평균 수준이라면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자동차는 재산의 유무와 상관없이 생활필수품이 된 느낌이다. 새내기들은 목돈이 없기 때문에 할부 구입을 하는데, 돈을 빌려 차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시불로 구입해도 보험료와 정비료, 기름값 등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 업무가 아닌 데이트를 위한 목적이라면 렌트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꼭 필요하다면 저렴한 소형차나 중고차를 택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평소 신용을 잘 관리하는 것도 재테크 비법이다. 우선 연체를 하지 않고 현금서비스를 멀리하는 등 신용도에 유념하는 것이다. 이어 금융기관과 꾸준히 거래해 신용도를 높이고, 대출받을 때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내 집을 장만할 때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수천만 원에서 몇억 원까지 빌리기 때문에 신용등급 때문에 발생하는 금리 차이가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빚을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젊을 때는 과시적인 소비 성향이 있어 빚에 대한 유혹이 강하다. 그러나 한번 고금리로 빌려 연체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눈에는 대출처럼 보이지 않지만 속살은 빚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무이자가 아닌 신용카드 할부는 고금리 대출을 받아서 물건을 산 후 나눠서 갚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신용카드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꾸준히 쓰면 신용도를 높여주지만, 자칫 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 신용카드는 3장까지 연체 없이 쓸 때 가장 높은 신용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돈을 마련할 때는 역시 새내기 시절이 유리하다. 부모님과 살기 때문에 주거비 등이 절약되고, 소득 대부분을 저축할 수 있다. 어른의 간섭이 싫다고 무작정 독립을 외치다가는 목돈은커녕 생활비에 시달리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종잣돈 마련에 좋은 1순위 금융상품은 재형저축이다. 연봉 5000만 원 이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어 새내기 직장인에게 유리한데,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면제되고, 최대 6%를 이자로 챙길 수 있다. 노후준비를 위한 기본 상품은 연금저축이 추천할 만하다. 연간 불입액 중 40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되고 연봉이 높아질수록 효과가 더 커진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집도 분양받으면서 고금리와 절세가 가능한 ’만능 통장’으로 통한다. 1인당 통장 1개를 만들 수 있고, 매달 2만 원~50만 원 범위에서 납입할 수 있다.
금융기관들은 신입사원 등을 위한 우대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 적금에 가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게 금리다. 시중은행은 금리가 낮지만 안정적이고, 2금융권인 저축은행은 안전성이 떨어지지만 이자가 1.2%포인트 더 높다. 하지만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도산에 대한 위험을 그리 겁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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