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가 올라가면 연봉이 수직 상승한다. 신입사원 연봉은 3800만원이다. 이후 잡멘토, 잡매니저로 직무등급이 오를 때마다 수천만원씩 연봉이 오른다. 팀장은 8000만원, 본부장은 최소 1억5000만원을 받는다. 고 팀장은 “예전에는 차장·과장·부장 등 '직급'에 따라 연봉을 받았지만, 이제는 '직무'에 따라 연봉이 책정된다”고 했다.
젊은 직원들이 계속 팀장으로 승진하면, 기존 팀장급 직원들은 ‘역차별’을 겪을 수 있다. 팀장급 직원이 본부장 직무로 올라가는 길은 좁기 때문이다. 자칫 부하를 경쟁자로 만들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웅제약은 직원을 잘 키워 직무등급을 올린 팀장에게 별도로 1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인사 개편에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도 포함됐다. 기본급의 300% 정도를 개인 성과급으로 주고, 스톡옵션제도도 도입했다. 직무에 따라 연 60만~300만원을 쓸 수 있는 복지카드를 지급한다.
많은 대기업이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0시~19시’ 또는 ‘9시~18시’ 중에서 선택하는 수준에 그친다.
대웅제약은 한 발 더 나갔다. 재택근무(연봉 80% 지급)나 주4일 근무(연봉 90% 지급)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근무 시간에 따라 연봉을 줄이는 개념이다. 반기 또는 1년 단위로 신청할 수 있으며, 재연장이 가능하다. 고은이 팀장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직원들이 환영하고 있다"며 "작년 말 도입해 얼마 안됐는데, 벌써 30명 넘게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는 1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오전 9시~11시 사이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설정해, 이때는 회의나 외부미팅을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는 ‘직무순환제도’를 도입했고, 직무급 시행에 맞춰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도 ‘윤재승님’이라고 부른다.
◇일부 직원 반발 등은 해결할 숙제
인사혁신에는 평가에 반발해 퇴사하는 직원이 나오는 등 일부 부작용도 있다. 영업직원이 전체 직원의 50% 이상 차지하는데, 평균 근속연수는 6년6개월(작년 감사보고서) 정도로 길지 않다. 주4일 근무 도입 이면에, 주말근무와 야근에 시달리는 직원도 여전히 존재한다.
제약업계에서 대웅제약 별명이 ‘제약사관학교’다. 업무 외에 이수해야 할 교육이 많기 때문이다. 분기 별로 자기계발 학습과 교육토론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영업부 직원들은 영업이 최우선인데, 지나친 자기계발 교육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열정을 갖고 공부하면서 성장하고 싶은 직원에게 진정한 꿈의 직장이란 뜻이 될 수 있다. 하반기 공채는 이달말쯤 진행한다.
1년에 한 번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는 ‘직무순환제도’를 도입했고, 직무급 시행에 맞춰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도 ‘윤재승님’이라고 부른다.
◇120만원짜리 직원의자
제약회사만큼 직원 건강을 확실히 챙겨 준다. 초우량 IT기업들이 엔지니어에게나 지급하는 허먼밀러(120만원 상당) 의자를 전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기본 22일의 연차휴가 외에 4일의 여름휴가와 5일 리프레시 휴가를 별도로 준다. 고은이 팀장은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 휴가를 자유롭게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강원도 홍천의 콘도 ‘힐리언스 선마을’ 외에 '남해 힐튼 리조트' 등 전국 콘도를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가족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초중고 자녀를 맞이한 임직원’ ‘40대 미만의 직원과 부모’ ‘주임,대리,과장’ 여행 등이다. 비슷한 연차나 이야깃거리를 가진 직원·가족들을 묶어 여행에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웰빙’을 지향하는 구내식당도 눈에 들어온다. 저염분·저지방으로 구성해, 밥을 담는 칸에 샐러드를 주고, 반찬 담는 칸에 밥을 준다.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원지희(29)씨는 “건강을 챙겨주는 식단이 최고”라며 “임산부인 나에게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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