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무엇이 문제인가- 1 지역 대학생 취업 대기업만 몰린다]
대전상의 대학생 500명 설문... 중소기업 취업희망 9.9% 그쳐
지역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 취업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갖고 대학생활을 즐겼던 기성세대와 비교하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취업 노선이 대기업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대기업 입사 경쟁은 치열하고, 이는 취업난으로 이어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이들에게 차갑게 외면 받으면서 인력난을 겪는 등 ‘미스매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대학생들의 구직성향과 중소기업의 개선 사항 등을 3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지역 대학생 절반 가까이가 대기업 취업만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학생들의 구직성향은 젊은층의 다른 지역 이탈, 중소기업 인력난에 따른 ‘미스매치’를 부추기고 있으며, 결국 심각한 취업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대전지역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구직성향 및 지역 기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자신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 규모에 대해 43.5%가 대기업이라고 대답했다. 또 중견기업(35.4%), 관공서, 공공기관, 연구소, 창업 등 기타(11.1%)가 뒤를 이었고, 중소기업이라고 응답한 대학생은 9.9%에 불과했다.
지역 대학생들의 ‘대기업 앓이’는 무엇보다 캠퍼스 내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하반기 공채시즌을 맞아 대학 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설명회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학생들은 주요 수업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해당 기업(기관)의 인사담당자들의 취업 설명을 받아 적고, 자신이 갖춰야할 자격요건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이 같은 대학생들의 구직성향은 지역기업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이들은 대전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한화(31.5%)를 꼽았다. 유명 대기업에 지역 야구단과 주요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어 향토기업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정작 향토기업은 더맥키스컴퍼니(구 선양·17.1%), 로쏘(성심당·14.8%), 계룡건설(13.6%)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10%를 넘기지 못했다. 지역 기업 취업에 대한 관심마저 대기업에만 쏠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대전의 대표기업에 대한 취업 희망률도 절반을 조금 넘긴 52%로 상당히 낮았다. 나머지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서울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취업의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지역 기업에 대한 활발한 홍보활동은 물론 산-학을 연계한 맞춤형 인재양성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양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