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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마다 늘어나는 ‘캠퍼스 캥거루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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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자격증·인턴십 등 핑계로 졸업 미루는 경우 허다
취업 전까지 ‘졸업예정자’ 타이틀 달고 스펙쌓기 총력

#1. 부산 모 대학에 다니는 A씨(23)는 벌써 세번째 휴학 중이다. 나이로만 따지자면 올해 4학년이어야 하지만 휴학을 많이 한 탓에 아직 2학년이다. A씨가 휴학을 많이 한 이유는 졸업 전에 토익점수와 자격증, 인턴 실습 등 '스펙'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A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생은 졸업 전에 스펙을 갖춰야 취업하기가 쉽다고 믿고 있다.

#2. 대학생 B씨(25)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B씨는 학점을 다 채워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려 했다. 하지만 막상 졸업을 하려니 기대감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평균 3.8점으로 무난히 학점 관리를 해왔지만 학점 외에 마땅한 스펙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기업들이 졸업자보다 재학생을 더 선호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B씨는 망설임 없이 '졸업 유보'를 선택했다.
"요즘 취업이 워낙 힘들다 보니 내세울 게 없어서 불안해요. 그나마 대학 재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어야 취업을 못하고 있어도 심리적으로 덜 불안할 것 같아요." 올해 '졸업 유보'를 선택한 대학생 김모씨(24)의 말이다.


12일 부산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학점을 다 채워 충분히 졸업할 자격을 갖췄는데도 취직 전까지 졸업을 미루는 일명 '캠퍼스 캥거루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는 현재 대학생 대부분이 하고 있는 '졸업자보다 재학생이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과 학력과잉 등의 사회문제가 이 같은 대학생들의 졸업 유보 현상을 증가시키고 있다.

스펙이라는 부담감은 대학을 떠나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휴학이나 졸업 유보는 요즘 대학생들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대학생 허승혜씨(23)는 "다들 토익이니 뭐니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나도 졸업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사람들만큼은 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자꾸 커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대학생 원수희씨(25)도 "대학생 사이에 기업들이 졸업자를 꺼리는 경향이 많다고 믿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여러 차례 휴학하거나 졸업 필수요건을 미충족하는 등의 방식으로 졸업을 미루기도 한다.

거기에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적을 유지해주는 대가로 일정 비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졸업을 유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졸업기피 현상 탓에 '캠퍼스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캥거루족'은 어미의 배에 붙어 있는 주머니에서 6개월 또는 1년을 보내야만 독립할 수 있는 캥거루의 습성을 빗대어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하는 성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나온 '캠퍼스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는 부모의 품이 아닌 '대학교(캠퍼스)'라는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비유한 것이다.

대학생 강현명씨(24)는 "대학까지 졸업해서 취직을 못 하고 있으면 '백수'라고 불린다. 취업을 하지 못한 채로 대학을 떠나기가 무섭다"고 토로했다.



파이낸셜 뉴스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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