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6일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 충격은 국내 경제(GDP)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저유가의 성장에 대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경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제 유가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라 하락하는 경우는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한은은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유가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는 점을 시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중반 유가가 급락한 당시에는 우리 경제에 저유가의 긍정적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저유가로 원자재 조달 비용이 낮아진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성장하며 대외 수요 여건이 우호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수요 부진에 따른 유가 하락이 이어지며 대외 수요 여건도 악화됐고, 이것이 저유가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유가로 우리 기업의 비용은 줄었지만,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수출 증대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은은 "앞으로 국제 유가 움직임이 글로벌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경우,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가 하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