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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토익보다 토스! 직장인 `입 영어` 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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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명원 씨(가명ㆍ30)는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하자마자 책 하나를 손에 들고 화장실에 간다. 이는 상황별 인사법, 프레젠테이션법 등 주제별로 영어 표현을 정리해 둔 노트식 교재다. 그는 화장실에서 15분간 교재 속 10개 구문을 큰 소리로 읽고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간단한 세면 후 7시까지 도착하는 곳은 바로 어학원. 강사의 수업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까 정신없이 쓰고 또 읽는다. 8시 30분 출근 후 오전 근무를 마치면 점심 시간엔 원어민에게 전화로 배우는 1대1 회화수업을 15분간 받는다. 김씨는 "오전 일정이 빠듯하긴 하지만 영어를 공부가 아니라 놀이이자 하나의 생활처럼 여기고 익히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에게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이 `필수 자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토익이나 텝스 등 전통적인 영어 듣기ㆍ읽기 시험 성적보단 실제 영어 구사능력을 중시하는 말하기 시험 점수를 점점 더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 가운데 승진 때는 물론이고 아예 입사 시험에서도 이 영어 말하기 성적을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은 크게 토익스피킹(토스)과 오픽(OPIc)으로 나뉜다. 현재 정부가 개발 중인 국가영어능력평가(NEAT)에도 말하기 영역이 포함돼 있지만 말하기 시험으로만 특화한 것은 토스와 오픽이 대표적이다.

2007년 1만5000명이 응시하며 처음 출범한 토스는 불과 5년 만인 지난해 응시자가 26만명으로 17배나 늘었다. 지난 3월 17일 토스 시험에서는 누적 응시자가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토익의 경우 국내에 처음 도입된 1982년 이후 응시자가 20만명을 돌파하는 데 12년이나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토스의 성장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 편이다. 오픽도 마찬가지다. 2007~2012년 응시자가 2만3500명에서 22만9400명으로 급증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은 기업들 채용 관행 덕에 더 큰 보폭으로 확장 중이다. 토스의 경우 삼성, 롯데, 두산, 현대중공업 등 기업 1300곳이 채용 때 활용하고 있고 1000대 기업 중 76개 기업ㆍ기관이 토스 점수를 필수로 요구한다.

오픽도 삼성, LG, SK, 포스코, KT 등 대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주요 공기업을 포함한 총 710곳에서 채용 기준으로 채택했다.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기업과 학점인정까지 해주는 대학까지 확대하면 1500곳이 넘는다.

김명원 씨가 영어회화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도 재직 중인 회사에서 승진 시 토스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직군마다 다르지만 총 8개 레벨의 토스 점수(200점 만점) 가운데 레벨 5~6(110~150점) 이상 성적표를 받지 못하면 승진이 어렵다.

김씨는 "듣기ㆍ읽기 시험은 영어의 기본능력만 평가할 뿐 실제적인 구사능력은 말하기 시험에서 판가름 난다"며 "회사도 이를 중시해 대다수 직원에게 말하기 시험 점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김씨도 입사 땐 토익 성적표를 냈다. 토익 점수(990점 만점)가 880점을 넘었지만 외국인 앞에만 서면 얼어버리기 일쑤였다.

비록 승진에 필요한 시험이긴 하지만 김씨가 꾸준히 노력한 결과 그의 토스 성적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는 얼마 전 시험에서 레벨 6을 받았다. 지금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만점 레벨(8)에 한 단계 못 미치는 7은 기필코 받겠다는 각오다.

김씨는 "직장 동료들도 영어 말하기 시험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영어 말하기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해 여름 처음 본 토스 시험에서 만점인 200점(레벨 8)을 받은 한지현 씨(23ㆍ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4학년)에게 그 비결을 들어봤다.

한씨는 순수 국내파로 외국 거주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토스에서 만점을 받은 건 평소 지칠 줄 모르는 `영어 호기심` 때문이란다. 그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 주제를 만들어 가며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지하철을 타고 친구 집까지 이동할 때 자신의 동선(動線)을 짧게나마 영어로 말해보는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토스 시험에서 응시자에게 고사장까지 어떤 교통수단을 타고 왔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 등의 질문이 나온 적도 있다.

한씨는 "길을 걷다가도 어떤 사물을 봤을 때 저걸 표현하는 영어 단어가 무엇인지 궁금하면 반드시 찾아보고 외웠다"며 "하나씩 호기심을 갖고 기억해 둔 단어나 표현들이 실제 말하기 시험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말하기 시험에서 발음도 중요한 평가요소"라며 "특정 단어 발음이 애매할 땐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해서라도 해당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공부를 위한 공부`보다 `재미를 위한 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물론 어학원을 다니거나 관련 교재를 통해 정형화된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도 효과가 있지만 그런 방식으론 특정 점수대까지 도달한 후 더 높은 점수를 받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어 말하기 시험을 취업 등용문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영어회화 실력을 가끔 점검한다는 심정으로 흥미롭게 공부하고 응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MK뉴스 이한나, 서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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