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영어공부를 해온 것 같은데 여전히 외국인을 만나 입 한 번 떼지를 못해 자책한 적이 있는가. 그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학의 연구진은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특정인들에게만 더욱 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뇌의 다양한 부분들이 어떻게 서로 '대화'를 나누며 언어를 습득하는지 설명해냈다고 19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인간 뇌의 다양한 영역들은 우리가 쉬고 있을 때도 서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휴식 상태의 연결성'이라 불리는 이러한 연결의 힘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 이는 언어 기능을 포함한 행동의 차이와도 연관이 있다.
몬트리올의 맥길대학 연구진은 뇌의 휴식 상태 연결성의 차이가 외국어를 배우는 데 어떤 연관이 있는지 탐색해보았다.
연구진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성인 15명에게 12주 집중 프랑스어 과정을 듣게 하고 그들의 뇌를 스캔했다. 실험 참가자 15명은 12주 프랑스어 과정을 듣기 전과 후에 언어 유창성과 읽기 속도에 대한 언어 능력을 테스트했다.
언어 유창성 테스트를 위해 연구진은 글을 주고 2분 동안 프랑스어로 말하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정확하게 발음된 단어의 수를 셌다. 읽기 속도 테스트에서 연구진은 주어진 프랑스어 구절을 보고 실험 참가자들이 1분에 몇 단어나 읽어내는지를 살폈다.
연구진이 fMRI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뇌의 아주 다양한 영역에서 연결성의 힘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좌측 전전두엽 피질과 전두판개가 특히 언어 영역과 연관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을 때와 언어적 유창성을 볼 때 사용되었던 곳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뇌에서 좌측 전전두엽 피질과 전두판개, 그리고 좌측 위쪽 측두엽 이랑 간의 강한 연결성을 발견했다. 두 영역의 연결성이 강할수록 말하기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휴스턴대학의 신경과학자 마르투로 에르난데스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이번 발견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학습하기 전에 뇌의 다른 영역 간의 연결성이 관찰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외국어를 배우는데 뇌의 연결선에 따라 미리 결정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차이 박사는 "우리의 뇌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가소성'을 갖고 있다. 학습과 경험에 의해 얼마든지 뇌의 연결선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