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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국서 제2외국어 채택 10년만에 빛 본 '한국어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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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과서를 활용한 태국의 한국어 수업 시연 [사진 = 교육부 제공]

(방콕=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누구입니까?"

윤효진 태국 양딸랏 위타야간 학교 교사가 배우 송혜교의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 한국어로 묻자 태국 학생들은 "송혜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누구'의' 여자친구입니까?"라고 다시 묻자 학생들은 "송중기'의' 여자친구입니다"라고 답했다.

한글날인 9일 태국 방콕의 쭐라롱껀대학교에서는 태국 중·고교생용 한국어 교과서를 활용한 한국어 수업 시연이 진행됐다.

윤 교사는 이날 한국어 교과서 가운데 조사 '-의'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단원을 공부했다.

이날 수업에 쓰인 교과서는 2008년 한국어가 태국에서 중·고교 제2외국어로 정식 채택된 지 약 10년 만에 나온 첫 교과서다.

태국에서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고생이 3만여명에 달하지만 지금까지는 정식 교재가 없어 중·고교생이 대학생용 한국어 교재를 쓰거나 교원들이 자체적으로 짜깁기해 만든 한국어 교재를 수업에 써 왔다.

이 때문에 태국과 한국 두 나라는 2015년부터 중·고교생용 한국어 교과서 만들기에 들어갔다.

3년 이상 태국에서 파견 근무를 한 한국인 교원을 중심으로 태국 현실에 맞는 교과서 개발 계획을 짰고, 태국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와 이화여대 언어교육원에서 태국에 파견된 한국인 교원이 집필진을 맡았다.

1차 집필과 최종 검토는 한국인 교원이, 2차 수정 집필은 태국인 교원이 담당했다.

윤소영 태국 한국교육원장은 "3∼4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시작했던 사업인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교과서가 빨리 나왔다"며 "오늘 1권이 발간된 것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모두 6권의 교과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교과서 1∼3권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1급, 4∼6권은 토픽 2급 수준이다.

각 단원은 어휘·문법에 대한 설명과 말하기·듣기·쓰기·읽기 연습을 할 수 있게 짜여 있다.

예를 들면 1권 5단원에서는 자기소개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 주부 ▲ 회사원 ▲ 선생님 ▲ 의사 등 20개 안팎의 낱말과, 조사 '-은', '-는'의 쓰임새, 평서문을 만들어주는 '-입니다', 의문문을 만들어주는 '입니까?' 등의 문법을 배운다.

'안녕하세요? 저는 학생입니다' 같은 문장을 듣고, 읽고, 쓰고, 말해보는 순서도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큰 만큼 다양한 한국 문화를 활용해 수업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 교사와 함께 이날 수업 시연에 나선 깔라야니씨탐마랏 학교의 쁘리야펀 교사는 맛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가르치면서 매운 한국 라면 사진을 보여주거나 요구르트 맛 젤리를 직접 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역시 수업 시연을 한 깐나숫 슥사라이 학교의 타몬완 교사는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캐릭터가 텔레비전을 보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정연 교육부 재외동포교육담당관은 "한국어는 2018학년도부터 태국 대학입학시험 과목으로 채택됐다"며 "이번에 교과서도 출간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태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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