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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무리 벌어도 지출 못 따라가는 현실 직장·집 있어도 노후 생각하면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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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한 강모(37)씨는 중견기업에 다니는 가장이다. 그간 모은 돈과 은행 대출(1억원)을 더해 수도권 30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했다. 부인(35)과 아들(4), 세 식구가 꿈의 내 집을 갖게 된 것이다. 봉급(월 370만원)의 일부로 대출금을 갚고 적금도 꼬박꼬박 넣는다. 물려받은 재산은 없지만 빚에 쪼들리며 궁핍하게 사는 삶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50~150%)대로라면 그는 영락없는 중산층이다. 중산층 명목소득(391만원)에 근접한 봉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강씨는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가 학교에 가고 결혼을 하면 지금 쥐고 있는 돈이 그대로 남아 있을 거라 기대하기 어렵다”며 “풍요로운 노후는 고사하고, 비참하지 않게 살려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벌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의 욕심이 지나친 걸까. 한국사회의 중산층이 느끼는 삶의 무게는 대개 강씨와 비슷하다. 어두운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는 불안과 걱정에 휩싸여 있다. 이를 두고 이재열 교수는 “한국사회가 닥칠 미래 위험 요소 중 심각한 부분이 중산층의 계층적 자신감이 흔들린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위험관리를 통해 미래불안을 해소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중산층 규모는 전체 가구의 67.1%다. 5년 전(63.1%)에 비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전·월세 값의 상승과 교육비 부담이 중산층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관련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5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는 지난 14년 동안 중산층의 소득은 급격히 늘었지만,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도 커져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월 소득은 1990년 81만6000원에서 지난해 391만원으로 5배 가까이로 늘었다. 동시에 소비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9%에서 12.8%로 상승했다. 특히 전세보증금은 890만원에서 1억1707만원으로 13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교육비 지출 비중은 소득 대비 13.4%에서 20.9%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중산층 확대와 동시에 자신감을 북돋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미곤 연구위원은 “중산층 확대를 위해서는 탈락 위험 집단과 진입 가능 집단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며 “복지·조세정책 개편을 통해 중산층이 인구의 70%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연구위원은 “소득 개선도 중요하지만 주거·교육비 지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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