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으려"…'100만 시대'불구 제도·대책 無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한 인천대 박모(23)씨. 그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취업 부담으로 휴학을 했다. 박씨는 "나름대로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고 생각하지만, 되돌아 봤을 때 학점 말고는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휴학하게 됐다"며 "친구 대부분이 휴학을 한 차례 이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하대의 휴학생 수는 8761명으로 재적 학생의 33.4%를 차지한다. 인천대는 5231명으로 재적 학생 수의 27.3%에 이른다. 인하대는 수업의 4분의1선까지, 인천대는 수업의 3분의1까지 휴학할 수 있다. 2013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휴학생은 100만여 명(29.2%)에 이른다. 2012년에 휴학생이 100만명을 기록해 '휴학생 100만 시대'라고 불리고 있다. 대학생에게 휴학은 누구나 한번 씩 하는 일종의 관례인 셈. 대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이유로는 어학연수, 해외여행, 편입 준비, 자격증·취업준비, 학비부담 등이 있다. 그 중 최근 들어 청년층 취업난이 심하다 보니 각종 자격증 시험이나 고시준비, 진로문제로 휴학하는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생들이 청년층의 일부를 차지할 만큼 그 수는 날로 늘지만, 휴학생을 위한 대책이나 제도는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인턴지원을 위해 올 1학기를 휴학했던 인천대 김모(23)씨는 면접에서 떨어져 토익점수와 오픽 등 영어를 공부하며 휴학기간을 보냈다. 공정무역 관련 대외활동과 영어 회화 스터디 리더로 활동한 후 복학했지만 휴학한 기간을 되돌아 봤을 때 상당히 회의적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김씨는 "인턴자리 여기저기에 지원했지만 여건이 안 맞거나 경쟁이 치열해 연달아 낙방했다"며 "휴학을 하는 동안 학원비 부담으로 스터디 모임을 꾸려 공부했다"고 말했다. 4학년 2학기 처음 휴학을 했다는 같은 학교 류모(23)씨는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했던 자격증과 토익을 공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경제적인 부분이 걸려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취업 준비로 휴학을 하지만 학원비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데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스펙쌓기'도 어렵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해 타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는 대학생 박모(23)씨는 한국에 돌아와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 준비 중이다. 1년간 휴학을 마치고 내년 2학기에 복학할 예정이라는 그는 "휴학을 하면서 짜놓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며 "휴학을 하기 전에도, 지금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남모(23)씨는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취업전선에 뛰어들거나 졸업하기 겁나 올해 초 휴학을 했다.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많이 지쳐 있기도 했고, 인턴활동을 통해 자신이 가려는 길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남씨는 휴학을 하면서 육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복학과 취업에 대한 부담과 휴학을 하면서 세웠던 목표를 아직 다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생들은 "휴학생을 위한 단기 전문프로그램이나 휴학생 할인 혜택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인천의 한 대학 학생생활연구소 관계자는 "휴학을 고민하거나 복학 후 적응 문제에 대해 상담하러 오는 학생이 많다"며 "학교에서는 휴학결정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분석해 상담해 주고, 단기간 아르바이트 정보를 알려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휴학생 증가에 따른 경제·정책적 문제는 대학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일보 박창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