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이 끝난 뒤 결혼식이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가득이나 연말연시 돈들어갈 곳이 많은 서민들이 축의금 부담에 등골이 휘고 있다.
웨딩업계는 윤달에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부산·경남 지역이 유독 도드라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운대구에 있는 한 예식장 관계자는 "보통 11월이나 12월이 되면 비수기에 접어드는데 윤달 때문에 주말 결혼 예약이 꽉찼다"면서 "서울·경기권은 윤달과 관계없이 예식을 많이 올리는데 유독 보수적인 부산·경남 지역 사람들이 윤달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달은 세시풍속의 하나로 일명 '귀신도 쉬는 달'이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이 시기 결혼을 하면 조상이 찾아오지 못해 좋지않다는 속설이 있다. 대신 조상의 묘를 옮기거나 이사를 하면 괜찮다고 풀이된다. 결혼을 앞 둔 혼주의 입장이거나 참석할 하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축의금의 액수이다.
11월 말 윤달이 끝나자 직장 동료, 지인들이 '아들 딸의 결혼식을 연다'고 잇달아 청첩장을 보내왔다. 자신의 자녀 결혼식에 지인의 축의금을 이미 받았고, 아직 현직에 있다보니 지인들의 아들 딸 결혼식을 외면할 수는 없는 처지다.
한국갤럽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224명을 대상으로 결혼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결혼 축의금 평균은 '5만원(70%)'이 가장 많았고 '10만 원 이상'이 19%, '3만 원 이하'가 8%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축의금 평균 금액은 6만원으로, 8년 전 결혼 축의금 평균의 1.4배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축의금 비용으로 ‘5만원’이 70%의 응답률을 보이며 가장 많았다. ‘10만원 이상’은 19%, ‘3만원 이하’는 8%로 나타났다. 8년 전인 2005년에 비해 ‘3만원 이하’는 44%에서 8%로 36%포인트 감소한 반면 ‘5만원’은 18%포인트, ‘10만원 이상’은 15%포인트 증가했다.
평균 6만원 축의금 결과가 나타난 가운데 결혼식 축의금이 얼마나 가계에 부담이 되는지 물은 결과 ‘매우 부담스럽다’ 13%, ‘약간 부담스럽다’ 55%를 보였다.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27%,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3%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모두 30%였다.
결혼식 축의금 평균은 2005년 대비 크게 증가(평균 4만 2천원 → 6만원)했지만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67% → 68%)은 비슷했다.
또 결혼식 하객 범위에 대해 물은 결과 ‘가까운 친지만 참석하는 것이 좋다’ 61%,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 36%를 보이며 결혼식 하객을 가까운 친지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가까운 친지만 참석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남성(54%)보다 여성(68%)에서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고연령일수록 ‘가까운 친지만 참석’ 의견이 대세를 이뤘으나 대다수가 미혼인 20대에서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58%)는 의견이 우세했다
윤달 끝난 뒤 결혼식 몰려 이번 달 주말마다 예약 꽉차 A 씨는 "청첩장을 받으면 못가더라도 적어도 축의금이라도 보내야 한다. 연말연시 돈 나갈데도 많은데 가계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송년회가 많은 시기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도 고역이라는 반응이다. 주부 정 모(53·여·수영구 망미동) 씨도 마찬가지. 정 씨는 "지난 주말에는 결혼식이 3곳이나 있어 다 가지 못하고 1곳만 참석하고 나머지는 축의금을 냈다"며 "다들 윤달에 결혼을 하지 않으니, 윤달이 끝나고 혼례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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