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의료 소비자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기대수명)’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건강수명)’을 추구하는 동시에 급증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율배반적으로 보이는 이 두 가지 가치는 기술혁신에 따른 새로운 헬스케어 시대의 도래로 실현을 앞두고 있다. 이제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1.0(전염병 예방)의 시대를 거쳐 2.0(질병 치료로 기대수명 연장)에서 3.0(예방과 관리를 통한 건강수명 연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 3.0 시대에는 ① 대증(對症) 치료에서 일상관리로 헬스케어의 개념이 변하면서 병원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건강관리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며, ② 개인맞춤 치료가 확산되면서 치료방식이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표준처방에서 유전적 소인과 체질을 고려하는 맞춤 치료로 전환될 것이다. ③ 진단과 치료의 미세화를 통해 진단과 치료의 정밀도가 향상되어 질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이 일반화되며, ④ 환자 중심화 경향에 따라 진단부터 사후관리까지의 전 과정에서 환자의 편익과 효용이 극대화될 것이다.
헬스케어 3.0 시대의 변화 방향에 따라 헬스케어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일상관리화에 따라 병원을 벗어나 일상생활 속에서 환자를 진단하거나 진료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환자와 공급자는 인터넷을 소통의 창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병원은 예방&관리와 같은 非진료영역을 개척하고, IT 기업은 개인용 의료기기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둘째, 개인맞춤화에 따라 맞춤치료제의 상용화로 ‘니치버스터’가 부상하고 제약기업과 의료 서비스 간의 접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전에 약효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제품이 일반화되면서 제약사의 영향력이 진단사업까지 확대될 것이다. 셋째, 진단치료 미세화에 따라 생체성분의 극미세량 검출, 질병 자동진단, 진단-치료 복합 등 신개념의 디지털 의료기기가 출현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부품 및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분야가 주목 받을 것이다. 넷째, 환자 중심화에 따라 기존 병원들은 전통적인 진료 및 병상 확대 전략에서 탈피하여 특정 질환에 특화된 전문병원으로 전환할 것이다. 또한 차별화된 치료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R&D 투자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헬스케어 3.0 시대를 맞아 정부는 ‘건강수명 연장’을 헬스케어 정책의 목표로 확립하고 예방의학기술 개발과 비만, 흡연 등 질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병원은 전문분야를 선택하여 집중 육성하고, 진료 이외의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니치버스터 차세대 영상의료기기 등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불굴해야 한다.
환자의 두려움을 없애는 ‘無痛 주사기’
▷ 美 성인의 60%, 유아의 90%가 ‘주사바늘 공포증’이 있으나 지금까지 주사기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미흡
- 1회용 주사기를 가격이 저렴한데다 환자 개인의 심리문제라는 인식이 우세
▷ 고통이 전혀 없는 ‘제트 주사기’나 ‘패치형 주사기’가 상업화되었거나 개발이 진행 중
- 제트 주사기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감염우려가 적고 관리가 용이하여 2005년 이후 당뇨환자를 중심으로 상용화
- 몸에 부착하여 나노 크기의 초미세 바늘로 약물을 자동 주입하는 패치형 주사기도 등장
환자 친화적 MRI, Optima MR 430s
▷ GE헬스케어는 밀폐된 공간에 갇히는 기존 MRI와 달리 촬영이 필요한 신체 부위만 넣고 촬영하는 개방형 MRI를 개발
- 환자는 푹신한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팔, 다리 등 특정 부위만 기기에 삽입하므로 촬영도중 움직일 수 있고 대화도 가능해 편안함이 대폭 개선
- 크기가 작아 병원 공간이 절약되고 가격도 저렴
의료정보 비대칭과 소비자 주권
▷ 의료서비스 시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다른 시장에 비해 소비자 주권이 성립하기 어려움
- 일반 시장경제의 경우 수요자와 공급자의 정보 대칭을 전제로 수요&공급량과 가격이 결정
- 의료서비스 분야의 경우 환자는 의료지식과 정보의 부족으로 자신의 병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진료의 질을 평가하기 어려움
▷ IT 발전으로 소비자의 의료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기존 의료서비스 시장이 변화
- Xie, B. et al (2006)은 소수의 소비자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의료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을 때,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을 받는 데 도움이 됨을 게임이론으로 입증
사이버콘드리악스(Cyberchondriacs)의 등장
▷ 사이버콘드리악스는 온라인을 뜻하는 Cyber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염려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Hyporchondrian이 결합한 단어로, 온라인에서 적극적으로 건강정보를 획득하려 노력하는 소비자를 지칭
- 미국은 2010년 인터넷 사용자의 88%가 온라인을 통해 건강정보를 습득
- 사이버콘드리악스가 증가하면서 병원도 온라인을 활용해 의료정보를 전달하고 고객의견을 접수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
? 2011년 현재 미국 전체 병원의 87%가 페이스북을 활용
SERI 고유상, 최진영, 이승철, 강찬구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