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토익(TOEIC)’으로 추진됐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1급 시험이 다음달 9일 처음으로 치러진다. 이 시험은 올해 6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차기 박근혜 정부에서도 NEAT를 국가사업으로 계속 추진할지 여부가 불확실해 공인영어성적으로 자리잡고 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6회 실시, 시험일정 공개
교육과학기술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NEAT 1급 시험을 올해 3, 5, 7, 9, 10, 11월에 각각 실시하기로 하고 홈페이지(neat.go.kr)에 시험일정도 게시했다. 해당월의 둘째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치른다. 첫 시험은 3월9일 실시되지만 현직 교사 대상으로 치러지며, 일반인이 참가하는 시험은 5월11일이 처음이다.
◆국가공인시험 될까? 신뢰성 확보 미지수
교과부는 그동안 NEAT 개발에 393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말하기와 쓰기도 가능하도록 영어공교육을 강화하고 토익·토플 등 시험 응시료로 발생하는 외화 유출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다. 2011년에만 국내 247만명이 토익·토플에 응시하느라 1237억원을 지출해야 했고 이 가운데 27.4%인 339억원이 미국 주관사인 ETS에 로열티로 지급됐다.
그러나 NEAT가 토익·토플처럼 공인영어성적으로 신뢰를 얻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차기 정부가 NEAT를 계속 추진할지에 대해 뚜렷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NEAT에 대한 최근 교과부 보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를 대체하기로 개발한 NEAT 2·3급도 대체시기가 당초 2015년 시행목표에서 2018학년도 이후로 유보됐다. 경찰청도 2014년부터 순경 채용시험에 NEAT 1급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난달 교과부와 협약체결 직전에 이를 무기 연기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우선 현직 교사의 해외연수 선발에 NEAT를 활용하고 다른 공무원 시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 및 외교통상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기업들도 NEAT를 입사시험용 공인 성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사교육 업체들 관망세로
NEAT의 계속 시행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학원가 등 사교육 업체들의 움직임도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NEAT 대비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던 업체들이 최근에는 관련 강좌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파고다아카데미 관계자는 “수능에 대비한 주니어 프로그램은 가동하고 있지만 일반인 대상은 아직까지 수요가 없다고 판단해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NEAT
국가가 주도하는 공인영어시험으로 일반인 대상의 1급과 고등학생용 2, 3급으로 나눠 실시된다. 이명박 정부가 영어회화능력을 높이기 위해 듣기·읽기·말하기·쓰기 4개 영역을 측정하는 인터넷 기반 시험으로 개발했다.
한국경제 정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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