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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설계]멀리 길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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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 제목은 ‘취업설계’입니다.
취업설계는 무슨 의미일까요. 많은 사람이 선호하고 입사지원자가 몰리는 세칭 인기 직장에 입사하는 방법일까요. 일부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다르게 정의내리고 싶습니다. 노동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생활 속에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직무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가치관을 정립하고 방법론을 세우는 것’ 정도로 말입니다.
청년구직자들을 만나보면 이들의 편견과 단시안적인 안목에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먼저 보수, 임금 문제입니다. 대학가 기업설명회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초봉이 얼마입니까’입니다. 최근 서울 모대학에서 있었던 삼성전자 설명회에서도 이 질문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고 글로벌 기업인 것은 틀림없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된 100대 상장사 직원 평균보수 상위 20개사에 들어 있지는 못합니다. 고졸자가 많은 탓도 있지만 연봉만 기준으로 한다면 금융사나 SK텔레콤 등에 못미치기 때문입니다. 직업안정성 지표인 직원 근속연수 역시 KT 등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등기임원 보수는 연 52억원으로 국내 상장사 중 최고지만 등기임원이란 말 그대로 회사 ‘오너’를 포함한 극히 일부 특별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등기임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삼성전자에 입사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채용설명회에 몰리는 인파는 연봉이나 직무안정성 이외 요소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윌셀 코퍼레이션 쉘린(Shel Lenne)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년 이상 같은 직무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평생 다섯 번 이상 직장을 바꿉니다. 현재 20대 구직자라면 첫 직장이 어디든 향후 몇 차례나 직장을 바꿀 확률이 높습니다. 첫 직장이 어디인지, 그리고 입사 첫 해 연봉이 얼마인지는 젊은 구직자들 생각만큼 결정적인 요소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느 회사 직원이냐는 사실보다 어떤 직무영역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느냐가 길게는 30년 이상 이어질 사회생활의 ‘몸값’을 결정하는 제1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주간경향 1022호 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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