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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펙도, 눈 낮춰도…최악 취업난에 두번 우는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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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취업난 앞에선 고스펙도, 눈 낮추기도 모두 무용지물이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10.2%를 나타내며, 1999년 6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들에게 “눈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끊임없이 주문하지만, 청년들은 “이미 눈 낮출 만큼 낮췄다”는 입장이다.
‘스펙’을 쌓으면 취업이 된다고 해 쌓았더니 이제와 눈을 낮추라면 어떻게 하냐는 불만이 적잖다.
취업준비생 A(27ㆍ여) 씨는 스펙이라면 어디서 꿇리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졸업했고, 학점은 4.1점, 토익도 900이 훌쩍 넘는다.
대학생활 내내 인턴도 했고 대외활동도 멈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A 씨는 벌써 3년째 취업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앞에선 고스펙도, 눈 낮추기도 모두 무용지물이다. 메르스 여파로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10.2%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악 취업난에 취업준비생들이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박현구 기자/@
herald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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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작년에 은행 면접을 보는데 경력직도 아닌데 나이가 많다, 졸업 3년간 뭘 했냐고 물었다”면서 “내가 놀면서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닌데 나이가 많다는 지적에 황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A 씨는 “눈을 낮춰 중소기업 여러 곳에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연봉으로 3000만원을 부르자 무슨 3000씩이나 부르냐며 타박을 줬다”며, “여기서 어떻게 더 낮추라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양모(27ㆍ여) 씨도 졸업 4년이 지나서야 겨우 취준생에서 벗어나 안정된 직장에 정착했다.
졸업 후 1년이 지나도 취업이 되지 않자 주변의 조언에 따라 눈을 낮춘 게 오히려 화근이 됐다.
양 씨는 “첫 직장에 들어갔지만 업무강도에 비해 월급이 턱없이 적었고 비전도 보이지 않아 입사 1년만에 나왔다”면서 “눈을 낮춰 직장을 구할 때마다 비슷한 과정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회사들이 취업난에 청년들을 언제든 대체가능한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데, 그만두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취준생들에게 무작정 눈이 높다 비난할 게 아니라 기업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졸자가 70%인 현실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30만개가 채 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취준생들에게 4년간의 교육, 생활 등 투자한 비용을 모두 무시한 채 중소기업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가 존재하지 않는 게 문제다.
이 교수는 “이런 이유로 학생들이 취업을 연기해서라도 대기업에 가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임금 피크제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대학에서도 수요자 입장을 고려해 학생들에게 보다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도 적잖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신설법인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3월 한달 동안 설립된 신설법인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3%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향세를 나타냈던 30세 미만 청년 법인 설립도 1분기에만 1123개로 증가,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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