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학력 인플레이션과 취업난 탓에 대학 이상 진학자 10명 가운데 3명꼴로 자신의 학력을 낮추거나 숨기고 입사지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 이상 진학자 3373명을 대상으로 ‘본인의 학력보다 낮은 조건의 채용에 입사 지원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29.8%가 ‘있다’고 답했다. 최종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사람은 32.9%, ‘4년제 대학’인 사람은 30.1%, ‘전문대학’인 사람은 26.6%가 이런 하향 지원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향 지원 경험자의 41.2%는 “입사지원 때 학력을 숨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대개 학력을 낮춰 지원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구직활동을 한 지 평균 일곱달이 지난 뒤부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보다 낮춰 입사 지원한 이유로는 ‘취업 확률이 높을 것 같아서’(45.1%,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고, ‘빨리 취업하고 싶어서’(40.6%)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학력 외 다른 스펙이 낮아서’(26.7%), ‘지원할 회사가 별로 없어서’(26.7%), ‘학력에 맞추면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23.6%)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절반 이상(53.7%)은 학력을 낮추고도 서류 통과 성과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답했다.

학력을 낮추어 취업했을 때 회사생활 만족도는 어떨까? 최종 합격 경험이 있는 응답자(548명) 가운데 68.6%가 ‘회사생활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연봉이 너무 낮아서’(61.2%, 복수응답), ‘단순 업무를 하고 있어서’(40.4%),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해서’(39.9%), ‘배운 지식을 활용하지 못해 아까워서’(32.4%)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우리 사회의 학력 인플레 과열 수준에 대해서 전체 응답자의 76%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