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 (Serendipity)’란 ‘뜻밖의 발견이나 발명’이라는 의미다. 세렌디피티를 통해 수많은 발견과 발명품이 탄생했는데, 최근에는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뜻밖의 아이디어로 성공한 기업이 다수 출현했다. 세렌디피티는 우연이지만 준비된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뜻밖의 발견에 성공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세렌디피티가 발생하기 쉬운 경영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세렌디피티가 발생하는 조직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라
(Contemplation, 사색)
업무에서 벗어나서 혼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특히 규칙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한 번씩 일탈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직원들이 업무 이외의 관심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마케팅 담당시절 이탈리아의 주방용품 컨벤션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이탈리아의 자유로운 커피문화를 경험하고 영감을 얻은 결과, 스타벅스가 원두유통업체에서 커피전문점으로 전환
▶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제품 윈도 3.0은 포기한 프로젝트를 직원 3명이 비공식적으로 지속 개발해 성공한 사례
▶ 고어는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10%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난시간’ 제도를 운영
- 1969년 참업자 아들이 합성수지 실험 중 합성수지를 잡아당기다가 우연히 물 대신 공기만 통과시키는 고어텍스 섬유를 발견해 회사의 주력상품으로 발전
- 이를 계기로 다양한 시도와 실패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장난시간’을 운영해, 생각지도 못한 신사업이 다수 탄생
- 의료사업부에서 심장조직을 연구하던 직원이 기타를 즐겨 치는 동료와 함께 장난시간에 ‘음색을 세 배나 유지하는 기타줄’을 개발, 이를 제품화하여 성공
2. 우연한 소통을 늘려라
(Crossover, 교차)
조직 내에 우연한 소통이 발생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을 마련하고, 이러한 소통 공간에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우연한 소통이 활성화되는 프로그램이나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미시간大 오웬 스미스 교수는 “직장 내 동선이 30m 겹칠 때마다 협업이 최대 20%까지 증가한다”고 했다.
▶ 구글이 2015년 입주 예정인 신사옥은 직원들의 소통을 강화하는 공간설계에 중점
- 직원들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지메일, 스트리트뷰 등의 혁신제품이 탄생
-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NBBJ는 사람들의 걸음 속도를 관찰하고 여러 각도에서 공간의 직경을 측정하는 등 데이터를 분석해 설계에 반영
- 건물 안에 있는 직원이 2분 30초 이내에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하고, 나선형 통로를 만들어 직원 간 접촉 기회를 확대
▶ 픽사는 편의시설(회의실, 식당, 카페 등)을 중앙홀에 배치해 직원들의 우연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워싱턴의 빌딩99 설계 시 개방형 휴게실을 만들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설계해 개발자들의 자연스러운 만남 유도
3. 발견을 실행으로 연결하다
(Connection, 연결)
끊임없는 시도와 실행을 통해 세렌디피티의 성공확률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연히 발생하는 결정적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7억 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앵그리버드는 로비오가 52번의 도전 끝에 만든 게임이다. 시스코는 설립 초기에 IT 변화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핵심역량인 소프트웨어와 판매서비스에 집중해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세렌디피티를 꿈꾸는 기업의 직원들은 다양한 분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소통역량을 개발하고, 리더는 세렌디피티가 지속 발생할 수 있는 조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은 세렌디피티를 통한 성공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신제품, 신규 시장으로 연결할 때 미래 혁신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유니클로는 ‘1승 9패’의 경영철학에서 직원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벤처정신을 강조
▶ BMW는 ‘이 달의 가장 창의적 실수상’을 선정해 창의적이고 새로운 발상을 독려
▶ 유튜브는 처음에 단순한 데이트 사이트로 시작했으나 재미있는 동영상을 힘들게 찾는 고객들을 발견한 순간, 이를 놓치지 않고 사업으로 연결해 성공
※ 세렌디피티의 어원
▶▷ 세렌데피티 (Serendipity)라는 단어는 18세기 영국 소설가 호레이스 월폴(1717 ~ 1797)이 처음 사용
- 페르시아 동화인 『세렌디프의 세 왕자들(The Three Princes of Serendip)』 을 읽고 만든 단어
- 동화 속의 세 왕자가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연이은 우연으로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된다는 이야기
SERI 김동철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