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중되는 취업난 속에서 취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스펙(SPEC·학력, 학점, 자격증 등을 통칭) 쌓기에 몰두하는 구직자들이 많은 가운데, 스펙이 너무 좋으면 취업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주요 기업의 인사담당자 134명을 대상으로 ‘구직자의 스펙이 취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7.2%가 ‘스펙이 너무 좋아 탈락시킨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직자들이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은 물론, 취업 재수까지 선택하는 상황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인재상과 구직자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너무 좋은 스펙의 구직자를 탈락시킨 이유로는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 같아서’가 전체의 61.1%로 가장 많았고 ‘너무 좋은 스펙이 오히려 부담돼서’(17.8%), ‘다양한 스펙이 업무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14.4%)가 뒤를 이었다.
인사담당자들은 구직자들의 실제 스펙에도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원자들의 스펙에 의심을 가져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5.8%가 ‘있다’고 답한 것. 의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지원자의 역량과 맞지 않은 활동이 많아서’(45.2%)였으며, ‘확인하기 어려운 스펙들이 있어서’(39.1%),‘ 활동(또는 점수)가 너무 많아서’(13.9%)라는 응답도 있었다. 한편 인사담당자의 53.7%는 좋은 스펙이 최종 합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현재 구직자들이 쌓는 스펙이 취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조사 결과가 알려 주고 있다”며, “단순히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스펙을 쌓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업무와 비전을 세우고 이에 맞는 적합한 스펙을 쌓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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