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사진) 일본 외무상이 “일본의 외교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고도 외무상은 이날 가나가와현에서 열린 한 모임에 참석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반면, 일본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중동, 아프리카 등에는 어디를 가도 중국인이 세운 건물, 국회의사당, 도로가 있고, 건설현장에는 중국어 간판이 걸려있다”며 “지금의 방식으로는 국익을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의 이날 발언은 일본이 미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이 전략은 태평양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인프라 정비, 무역·투자, 해양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맥락에서 고노 외상은 지난 3~7일 파키스탄, 스리랑카, 몰디브 등 3국을 방문했다. 오는 11일부터는 미얀마, 아랍에미리트(UAE), 캐나다 등 3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이 ODA(정부개발원조)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내던 시기에는 굳이 일본 외무상이 방문하지 않아도 일본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통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이 세계 거의 모든 곳에 있으며, 일본의 ODA와 민간기업의 투자를 합친 금액보다도 몇 배 많은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 |